오랜만에 오픈소스 관련 책이 나온다는 기대감에 책을 읽기전부터 다소 흥분상태였다.
특히, 그동안의 오픈소스 책들은 오픈소스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측면이 주로 강조된 내용이었는데, 책에 대한 홍보 문구로 “오픈소스는 순수하지 않다"라는 도발을 하고 있어 보다 더 색다른 느낌이었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저자의 입장이라기보다는 오픈소스를 기업 전략으로 사용한다는 의미를 어그로로 끌기위한 도발적인 문구로 사용한것처럼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어째튼, 우선 저자인 박수홍 삼성전자 오픈소스 그룹장은 IETF, W3C워키그룹, OCF 사물인터넷 오픈소스 단체, LF Edge 오픈소스 프로젝트, 리눅드 재단 등의 의장이나 부의자, 보드멤버로 활동해오고 계신 한국의 오픈소스 역사의 삼촌(?)으로써, 본인의 다양한 경험과 지식들을 매 장마다 한 챕터씩 서술해준다.
목차 또한 꽤 알차게 짜임새 있게 제시되어 있다.
1 새로운 세상을 ‘오픈’하다 오픈소스는 핫소스 별밤지기는 더 이상 공개방송을 하지 않는다 오픈은 평등하지만 공평하지는 않다 2 오픈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내가 당신 편입니다 이러다가는 다 죽어! 프로 이직러’ 등장 마트의 시식 코너 날 바라보는 널 바라보며 성장한다 구독과 좋아요, 그리고 알람 설정까지 우리는 구멍을 메우는 데 능숙해요 한 걸음 더 가까이 새 술은 새 부대에 3 오픈의 힘은 어디서 오는가 더 작아진 세상 재산보다 연결이 중요한 세대 거리두기로 더 가까워진 오픈 다양한 소스들의 등장 유니콘을 꿈꾸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오픈소스 어게인 여러분, 나 오늘 회사에서 잘렸어요 오픈소스 어디까지 가봤니? 셋방살이에서 독립 AI 해자는 없다 |
4 오픈은 순수하지 않다 전통을 존중하지 않고 혁신만 존중한다 경쟁에 신사협정은 소용없다 오픈소스 잡았다면 소프트웨어에 올인 여름만 되면 구글로 달려가는 대학생들 성공하는 전략이 아닌 지지 않는 전략 경계가 무너질 때 위기와 기회는 함께 온다 만장일치보다 불일치의 최소화 Code is King 사용설명서 확인은 필수 공짜 점심은 없다 5 오픈의 시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오픈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180 43.195Km를 목표로 뛰어라 185 / 기술 부채를 물려주지 말자 189 MBO 부작용 194 / 포스트잇으로 개발자 채용을? 198 오픈을 가속하는 허용적 라이선스 204 / K-오픈소스를 향해 211 행사에서 커뮤니티로 217 / 오픈이 곧 표준 222 |
이 책의 각 챕터들은 마치 저자가 일간 또는 주간으로 연재한 글들을 모아둔 듯하여 상념에 따라 글이 전개된 것처럼 느껴진다.
저자는 현재의 소프트웨어 발전은 오픈소스가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오픈소스는 더 많은 기술을 점점 혁신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오픈소스가 혁신하고 있는 분야는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컴퓨터를 설계하는 방법, RISC-V와 같은 반도체를 설계하는 명령어 집합들, AI를 학습하는 데이터, AI 관련된 모델 등 여러가지 공유와 협업이 가능한 모든 자원들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오픈소스는 기업에서 보면 경쟁력의 핵심이고, 사업에서는 헤게모니를 위한 굉장히 중요한 전략으로 처음 오픈으로 시작하는 그 의도는 결고 회사의 전략이기에 순수하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기업에서 오픈소스를 잘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가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한다.
하나, 오픈소스 컴플라이언스 측면으로 오픈소스 라이선스의 각 의미들과 내용들이 다르기에 세부 내용들을 이해하고, 각 목적에 따라 맞도록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오픈소스 기술력과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오픈소스 전문 인재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마존, MS, 구글, 메타, 화웨이, 시스코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컨트리뷰션하는 수많은 개발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 등의 결함에 따라서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는 데 장애요인이 발생하는 기술부채를 넘겨주지 말자고 얘기한다.
셋, 기업들은 오픈소스 발전을 위한 DR(Developer Relations)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배려와 협력, 소통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첫째, 오픈소스보다는 초반부에는 오픈 관련 사례를 더 많이 이야기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쉽게 몰입하게 만든다.
둘째, 아마존의 오픈소스 프리라이더, 몽고DB/일라스틱써치의 SSPL사례와 같은 민감한 부분도 가감없이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높게 평가할 수 있을거 같다.
셋째, W3C나 IETF에서의 해프닝(?) 경험을 통해 보다 더 적극적인 질문을 하는 자세로 변화하게 된 계기등과 같은 저자의 에피소드를 통해서 일반인들은 알기 어려운 관련 업계에서의 일들과 진행과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정보를 준다는 점이다.
다만, 아쉽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초반부에서 정부의 정보기관에서 다루는 기밀 자료가 아닌 이상은 전부 오픈(공개)로 보는듯한 느낌은 드는 건 자칫하면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모든건 다 공개로 오해할 수도 있을거 같다. 일반적으로 소스를 공개하지 않고, 오픈소스 라이선스 정책을 가져가지 않는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등을 비오픈으로 볼수도 있는데, 이런 측면에서 저자는 광의의 오픈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오픈소스에서는 라이선스가 중요한 부분중에 하나인데, 여러편에 걸쳐서 라이선스를 얘기하다보니 이런 부분을 잘 모르는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반복으로 느껴질수도 있을거 같다. 차라리 라이선스 영역만 따로 한챕처로 묶어서 갔으면 어떨까 싶다.
마지막으로 최근 AI관련 영역에 있어 메타의 라마를 비롯한 허깅페이스등 오픈소스 AI가 굉장한 이슈중에 하나인데, 이 부분은 적게 다룬것이 다소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픈소스에 대해서 일반인들도 쉽고 편안하게 다가갈수 있게, 그리고, 이해할수 있도록 노력한 저자의 열정과 노력에 감사드린다.
* 이 글은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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